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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양이와 함께한 스페인(하)

내가 처음으로 머물던 방은 1층이었고, 길 쪽으로 창문이 나 있어 길을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며 인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구조의 방이었다. 사건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저녁에 발생했다. 9시 정도, 인적이 드문 거리를 모란이 구경할 수 있게 하려고 셔터를 15센치미터 정도 열어 놓았다. 그런데 창가에 배치해 놓은 책상에 앉아 창밖을 보던 모란이가 갑자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. 마치 늑대라도 된 것처럼. 나는 모란이가 그런 소리를 내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, “왜 그래, 무슨 일이야.” 라고 말을 걸며 진정시키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는데 “쾅!”
내가 처음으로 머물던 방은 1층이었고, 길 쪽으로 창문이 나 있어 길을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며 인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구조의 방이었다.
사건은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저녁에 발생했다. 9시 정도, 인적이 드문 거리를 모란이 구경할 수 있게 하려고 셔터를 15센치미터 정도 열어 놓았다. 그런데 창가에 배치해 놓은 책상에 앉아 창밖을 보던 모란이가 갑자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. 마치 늑대라도 된 것처럼.
나는 모란이가 그런 소리를 내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,
“왜 그래, 무슨 일이야.”
라고 말을 걸며 진정시키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는데
“쾅!”
고양이 키우고 싶어

라는 말에



키우지 마.

라고 항상 얘기하는 집사.



늘 못 해주는 것 같아 미안한 걸 보니

아마 사랑하는가 보다.



그런 집사가 고양이를 데리고 스페인에 간 이야기.

귀여움에 따르는 책임감을 듬뿍 느끼고 돌아왔다.



서류도, 비행기도, 스페인도 모두 처음이었는데

나는 즐기고 노는 여행자가 아니라

공부하는 학생이었으며

우리 집 가장으로

책임질 고양이가 있었다.



택시를 타고 호텔을 가고

기차를 타고 병원을 가고

추운 스페인 밤공기에 자켓을 입고 자면서

옆구리에 고양이를 껴안고 자는 것까지.



모든 것이 처음이라 엉망진창이었지만

그 또한 고양이와 함께라서 버틸 수 있었다.



그래도 사랑으로 가득했던 여행의 잔상이

당신의 일상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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